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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품 알뜰구매 가이드

쇼핑.스타일

by monan.stone 2014. 6.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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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시작한 지 1 년여가 되어갑니다. 겨울에 한 3개월 쉰 이후, 스무 차례 정도 산을 올랐네요. 600m 고도쯤 되는 산들을 주로 다니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쯤은 좀더 고도를 높여서 한국의 명산들을 차례로 정복하고 싶기도 합니다.



등산 초보로서, 단기 산행을 목적으로 하기에 등산 용품에 대한 구매 욕구는 그냥 허세라고 생각했습니다. 동네 뒷동산 가면서 고어텍스 찾는 사람들을 우습게 생각했었는거든요. 등산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지 스스로에게 의심이 갔던 터라 가능하면 집에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등산을 시작하니 자꾸 기능성 제품들에 눈이 갑니다. 그래서 실용과 허세 사이에서 최대한 균형을 유지하며 구매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이제 1년이 되어가니 단기 산행을 위한 용품들은 거의 다 장만한 거 같습니다. 혹시 갓 등산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제가 그동안 알뜰하게(!) 구매한 등산용품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1. 등산화


등산용품 1순위를 고르라면 단연 등산화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산을 오르내리는 걸 많이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특히 미끄러운 길에 두려움이 많은 저로서는 착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필수였습니다. 등산을 여름에 시작했기에 공기가 잘 통하고 아쿠아 겸용인 샌달 형태의 코오롱 등산화가 좋겠더군요. 마침 작년에 아버지 생신선물로 사드렸던 등산화가 좋아보여서 같은 걸로 찾았는데 작년에 15만원선이던 것이 지금은 7-8만원선이었습니다. 게다가 운좋게도 5만원 쿠폰이 있어 3만 5천원에 가볍게 구매했네요. 신발도 가볍고 시원하며 튼튼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신발이 제 등산용품 쇼핑의 첫 출발입니다.



하지만 이 등산화는 여름용이기에 가을/겨울용으로는 좀 무리입니다. 겨울에는 조금 무게감이 느껴지고 발목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게 좋다는 거 같더군요. 역시 디자인과 가격은 천차만별. 그러던 중 기획으로 나왔는지 밀레 등산화가 4만원대에 뜬 걸 보고 바로 구매했습니다. 



디자인, 제품 모두 맘에 듭니다만, 다소 무거운 감은 있습니다. 처음 신을 때는 약간 부담스러웠는데 자주 다니다보니 적응이 되고 이제는 안정감이 느껴지고 편하고 좋습니다. 겨울까지 무리없이 신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웬만한 등산화 1켤레 값으로 여름 등산화를 3만 5천원, 겨울 등산화를 4만원에 구매하고 나니 횡재한 기분이 들더니 이런저런 용품들에 지름신이 강림하기 시작합니다. 한없이 비싸보이는 신발들도 재고나 기획상품을 찾아보면 가성비 뛰어난 물건들이 참 많습니다.


2. 등산바지


기분좋게 등산화를 사고 나니 슬슬 옷도 장만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등산을 시작한 게 여름인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초반에 지출이 상당히 컸을 겁니다. 인터넛을 뒤져보니 신축성과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바지가 등산에 꼭 필요한 물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물론 이전에는 아무 반바지면 어때?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정말 더웠기에 반바지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등산화를 잘 구매하고 나서 반바지는 조금 실수한 느낌이 있습니다. 역시 백화점 기획상품으로 나온 마운틴 하드웨어 반바지가 모양도 괜찮고 적당한 길이인 것 같아 4만5천원대에서 구매했습니다. 물론 품질 우수하고 잘 입고 등산을 했습니다만, 8월 말이 되자 벌레, 모기가 많아져서 긴바지가 필요해 지더군요. 굳이 반바지를 살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가을바지, 겨울바지도 필요할텐데 여름바지를 또 사야하다니 하는 생각에 아차~ 싶었습니다. 어차피 간절기에 잠깐 입을 거라 최대한 싼 걸 사기로 하고 콜핑 여름 바지를 2만 5천원대에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뜻밖에 꽤 괜찮은 물건이었습니다. 가볍고 시원하고 핏도 나쁘지 않고 아주 맘에 들더군요. 등산 바지는 절대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닫게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브랜드 가격의 상당부분이 광고 매출에 좌우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송승헌/김민정이 광고하는 콜핑 바지는 가성비가 뛰어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여름 긴바지로 10월까지는 무난히 입을 수 있었죠. 참고로 클라이밍 바지라고 무릎 부분이 패치되어 나오는 디자인들도 많이들 찾는데 이상하게 저랑은 잘 안어울리더군요. 몇 차례 반품했습니다. 제 경우엔 그냥 단색 계열로 평범한 스타일이 가장 무난한 것 같더라구요. 


한편, 겨울 바지는 기모가 들어가면서 신축성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아무 생각없이 콜핑 바지를 또 싸게(2만 3천원) 구매했는데 여름 바지에 비해서는 그닥 제품이 좋아보이지 않아 바로 반품했습니다. 신축성이 거의 제로더군요. 이월에 이월을 거듭한 상품으로 보이는 밀레 본딩 절개 팬츠를 3만 7천원에 구매했지만 이 역시 반품했습니다. 겨울바지는 핏이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정말 추워지고 눈도 많이 쌓인 겨울 등산이 좀 자신없기도 했기에 혹시나 하게 된다면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스키 바지나 덮어 입고 갈 생각이었죠. 그래도 된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하지만 지름신이 강림하셔서 결국 또 샀습니다. K2에서 나온 다이나믹 팬츠였죠. 3만 6천원에 구매했습니다. 


그동안의 반품으로 눈이 낮아졌는 지 요건 괜찮더군요. 사실 많이 입고 다니진 못했습니다만, 일단 겨울 등산바지 하나 마련해 놓으니 한시름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3. 등산 모자


여름엔 모자가 중요합니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은 여름이라 넓은 챙과 방수 기능에 중점을 두었지요. 그런데 정말 쓸데없이 비싼 모자들 참 많습니다. 대부분 5만원을 훌쩍 넘어가더군요. 고르고 골라서 컬럼비아 방수모자로 2만원대에서 구매했습니다. 값 비싼 모자에 비해 품질은 그리 우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냥 가볍고 막 쓰기 좋고 시원하기도 해서 만족합니다. 요즘은 모자들의 가격이 더 내려간 거 같아요. 


하지만 이 모자는 4계절용은 아닙니다. 겨울이 되니 역시 귀달이 모자가 필요하겠더군요. 산 정상에서는 바람이 꽤 세차거든요. 이래서 쇼핑은 끝이 없습니다. 아웃도어 용품회사가 잘 되는 이유가 있더군요. 


나름의 논리로 겨울 모자는 사지 않았습니다. 우선 겨울에는 자외선이 강하지도 않을 뿐더러 자외선을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할 필요도 있거든요. 굳이 필요하다면 겨울에 보통 입게 되는 파카 모자로 해결 가능합니다. 참 지혜롭죠? :) 


4. 등산 스틱



예전엔 등산 스틱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 못했습니다. 집에 굴러다니는 스틱이 몇 개 있어 한번 가지고 가 봤는데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더군요. 그런데 이 스틱들이 서로 짝이 맞지도 않고 제게는 좀 많이 무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등산 스틱에 대해 찾아보니 이 또한 가격이 천차만별이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등산스틱 또한 소모품이라 비싼 거 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여 두랄루민 7075 소재에, I형, 그리고 3단 스틱으로 해서 가장 중량이 가볍고 저렴한 것으로 골랐더니 휴몬트 MSL-303(2개 1세트)으로 낙찰되었습니다. 3만원이 안되었던 것 같고 콜핑 여름 바지만큼 가성비에서 대단히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5. 등산 티셔츠


역시 등산용 티셔츠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없었습니다. 등산객들이 입고 다니는 전형적인 티셔츠들은 웬지 아저씨, 아줌마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색상과 디자인들이 많더군요. 그냥 면 티셔츠를 입으려다가 그놈의 흡습속건 기능에 또 넘어가 르까프 기능성 티셔츠를 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역시 대만족입니다. 예전에는 티셔츠는 면 100% 짜리여야 좋은 건줄 알았더니 이건 땀에 달라붙지 않아 정말 시원하고 좋더군요. 등산 전용으로 입고 다녔는데 참 맘에 드는 물건이었습니다.



예전에 백화점에서 떨이로 만원에 산 적 있는 폴햄 바람막이 점퍼와 함께 입으니 초가을까지는 크게 문제없었습니다.


6. 방수 자켓



지금까지 등산 용품들을 등산화를 비롯해서 작게는 1-2만원, 많게는 3-4만원에 하나씩 구매하면서 득템의 희열을 느꼈지만, 등산 자켓은 결코 그렇게 할 수가 없지요. 가장 고민이 되는 품목이었습니다. 우선은 고어텍스여야 하냐 마냐의 문제였습니다. 고어텍스 자켓의 경우 이월상품으로 라푸마에서 10만원대에도 나오긴 합니다만, 대부분 15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고어텍스가 아니라면 7-8만원대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홈쇼핑에서 트래스패스 6종 세트를 37만원대였나요? 한창 방송에서 난리였었죠. 고어텍스에 필적하는 심파텍스 원단으로 디자인도 나쁘지 않더군요. 정말 혹해서 전화기를 몇 번을 들 뻔 했습니다만, 가만 생각하니 제가 필요한 건 그 세트 중에서 한 두개로, 20만원선이면 구매가 끝날 일을 쓸데없이 여러 개 사서 돈 쓰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그렇게 많이 팔린다고 하니 희소성도 없어 보이구요. 요즘 제가 산 것과 똑같은 밀레 등산화를 산에서 자주 마주치는데 그나마 신발이니까 다행이지, 똑같은 자켓을 마주하고 싶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풍문에 고어텍스 아무리 비싸게 사봐야 몇 번 세탁하고 나면 기능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평가들이 있는 것 같아 굳이 히말라야 등정할 게 아니라면 고어텍스를 고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더군요. 하지만 역시 브랜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품목이 자켓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라푸마나 에이글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들 제품은 디자인이 예쁘긴 합니다만, 웬지 기능성이 떨어져 보여요. 노스페이스나 컬럼비아 등은 기본에 충실해서 그런지 제 눈에는 디자인이 많이 구립니다. 코오롱이나 블랙야크는 쓸데없이 비싼 느낌이구요. 이런 제가 백만원대를 호가하는 아크테릭스나 몬츄라를 거들떠나 보겠습니까? K2나 아이더 제품은 몇 개 찍어서 백화점에 가서 한번 입어봤는데 저랑 맞지 않거나 어딘가 허술해 보였어요. 그리고 역시 개인차이긴 한데 ‘나 등산복이야’ 하는 디자인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갑자기 다운 내피가 포함된 옵션이면 여러모로 실용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겨울 등산 파카는 살 생각이 없거든요. 여러 번 언급했지만 겨울 등산은 자주 하지도 않을 것이고 집에 굴러다니는 파카들이 많은 탓도 있습니다. 하루 2-3시간 산행에 이런 파카면 충분하죠. 하지만 다운 내피는 이래저래 티셔츠처럼, 가디건처럼 효용 가치가 커 보였습니다. 다운 내피가 포함된 것으로 찾다보니 역시 가격이 높게 뛰더군요. 그러던 중 우연히 휠라 방수자켓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단 디자인이 깔끔하구요, 고어텍스가 아닌 자체개발한(다들 이렇게 얘기해요) 옴니맥스 테크라는데 방수는 되겠죠, 뭐. 내피는 거위 솜털:깃털 비율이 90:10이고 가격대도 이래저래 할인을 총동원해 17만원대로 안착했습니다. 카키와 브라운이 있는데 둘다 색이 괜찮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카키로 결정했는데 맘에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켓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 희소성을 위해 사진을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 


휠라가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개인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의 틀에 박힌 자켓 디자인에 비해 가장 실용적이고 깔끔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7. 기타


그 밖에 등산 양말, 등산 배낭 등, 소소하게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등산 양말이랑 버프라는 것들은 신발이나 옷처럼 굵직굵직한 거 하나씩 구매할 때마다 딸려서 오더군요. 따로 살 필요 없습니다. 버프는 벌써 네 개나 됩니다. 길어야 3-4시간 산행이라 등산 배낭도 그렇게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장갑은 스마트폰 터치가 되는 걸로 하나 샀는데 별 효과 없습니다.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장갑끼고 가면 됩니다. 


아, 그리고 여름에 지하철에서 흔히 파는 쿨타올, 쿨토시 있죠? 이런 거 우습게 볼 거 아니더군요. 아주 유용합니다. 



*** 종합


어쨌든 지난 1년 동안 구입한 저의 등산 용품 총액은 계산해 보니 40만원 정도 든 거 같군요. 웬만한 자켓 한 벌 값으로 십여 개 품목(바지 세 벌+신발 두 켤레+티셔츠 1벌+자켓(다운내피포함) 1벌+등산 스틱 1세트+등산모자)을 구입했으니 괜찮은 구매 아닌가요? 앞으로 적어도 7~8년은 잘 쓰겠죠. 아니 그렇게 써야죠! ^^;;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구매는 하루 3-4시간 초보 단기산행의 경우입니다. 전문적으로 등산하시는 분들이라면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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