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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는 죽어야 한다(Ceasar Must Die, 2012)

영화.음악

by monan.stone 2012. 10. 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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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 비토리 타비아니 형제의 신작 '시저는 죽어야 한다(Ceaser Must Die)'입니다. 2012년 제62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이 작품은 요즘처럼 러닝타임 2시간, 3시간에 육박하는 대작들이 관객의 진을 빼놓는 와중에 러닝타임 단 76분으로 끝나는 희귀한(?) 영화입니다.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줄리어스 시저>와 관련이 있습니다.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시저를 암살한 브루투스의 유명한 대사이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유명한 대사는 시저의 '브루투스, 너마저...'도 있습니다.)


영화 전체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연극과 영화, 교도소와 무대, 구속과 자유 사이를 영리하게 오가며 <줄리어스 시저>라는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됩니다. 주요 배역은 실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죄수들이며 그들 나름대로 해석한 셰익스피어를 열정적으로 풀어놓습니다. 특히, 브루투스 역을 맡은 살바토레 스트리아노의 연기가 주는 폭발력은 실로 엄청납니다.


이 영화에서 감동적인 장면 두 가지를 뽑자면, 첫째는 브루투스를 비롯한 공모자들이 이미 패색이 짙어진 옥타비아누스와의 전쟁에 앞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최후의 연설을 하는 장면입니다. 사실 <헨리 5세>를 비롯한 셰익스피어 작품들에서 전쟁장면은 언제나 비장함이 감돌며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두 번째 장면은 이 영화를 보았다면 반드시 뽑을 마지막 장면과 대사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감방으로 들어간 죄수는 에스프레소를 끓이는 등, 일상으로 돌아가며 "예술을 알고 나니 이 방은 이제 감옥이 되어버렸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은 엔딩 크레딧에서 결실로 나타납니다. 주요 배역의 세 인물들이 지금은 모두 배우, 작가 등,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을 보여줍니다.


                            • 내러티브의 완결성: 8
                            • 주제의 깊이: 8
                            • 스타일: 8
                            • 영상미/조형미: 8
                            • 연기: 9


종합평점: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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